최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보류 소식에 힘입어 1,440원 부근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유로화·파운드화 반등, 인민은행 금리동결로 인한 위안화 강세 등이 달러 약세를 이끌었고, 한국의 정치적 불안 해소 조짐으로 CDS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것도 원화 가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도한 하락 이후 되돌림 가능성이 있고, 설 연휴를 앞둔 네고 물량 출회로 하락 압력은 유지되지만 트럼프 행정명령·관세 정책이 향후 재부각될 수 있어 환율 변동성에 유의해야 합니다.
1. 글로벌 달러 약세와 원화 흐름 개요
요즘 환율 시장 보시면서 “어라, 갑자기 달러가 왜 약세로 돌아섰지?” 하는 궁금증 가지신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과 함께 강력한 관세 정책이 시행될 거라는 예상이 팽배했는데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작 관세 부과 행정명령은 취임 첫날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간 달러를 지탱하던 ‘트럼프발(發) 강달러 시나리오’가 일단 브레이크를 밟게 됐다고도 볼 수 있겠죠.
글로벌 시장 흐름을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최근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조정을 받았고요.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달러 약세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원화가 자연스럽게 동조하면서, 1,450원대를 넘나들던 달러·원 환율이 1,440원대 초반까지 빠르게 내려온 거예요.
물론, 환율 시장이라는 게 항상 단순히 “달러가 약해진다!”라는 한 가지 변수만 보는 게 아니라,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한국 내부적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는 흐름이 감지되어 CDS 프리미엄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추가된 상황이기도 하고요. 반면, 설 연휴가 코앞이라 네고 물량이 계속 시장에 공급되면 환율을 더 밀어내릴 수 있지만, 되돌림(반등)도 어느 시점에는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전일 환율 동향부터 트럼프 관세 보류 소식, 그리고 CDS 프리미엄 하락 같은 복합적인 요소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려고 합니다. 환율이 왜 1,440원대까지 밀렸으며, 앞으로 이 구간이 유지될지 혹은 추가 하락이 이어질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2. 전일 환율 동향: 유로·파운드 반등, 인민은행 금리동결 영향
우선 전일 달러·원 환율을 간단히 요약해 보면,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환율이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크게 두 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 첫째는 유럽발(發) 재료입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눈에 띄게 반등하면서, 글로벌 달러가 상대적으로 조정을 받은 거예요. 특히 유로 달러 환율이 1.04달러 선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간 강달러 흐름을 지지해 왔던 투자 심리가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둘째는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동결로 인한 위안화 강세입니다. 인민은행이 금리를 낮추지 않고 동결하는 쪽을 선택했다는 건, 중국 내부가 “우리가 무리한 완화 정책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원화 역시 이에 동조하는 모습이 나타난 거죠. 실제로 전일 환율이 1,448원까지 하락할 때, “위안화가 생각보다 강하네?” 하는 말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달러 매도세가 우위를 보이는 와중에, 전일 종가는 전날보다 6.6원 내린 1,451.7원에 형성되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야간장(NDF)에서 트럼프 관세 부과 보류 소식이 나오면서 달러 약세가 더 강화됐고, 결국 1,444.0원까지 급락했어요. 역외 시장에서도 전일 종가 대비 13.85원이나 폭락한 1,436.1원 수준에 최종 호가가 형성되었다고 하니, 정말 하루아침에 환율이 크게 움직인 셈입니다. 요컨대 유로·파운드가 올라가고, 위안화도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진 데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뒤로 밀렸다는 뉴스가 결정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트럼프 관세 보류 소식과 달러 약세 전환
이번엔 좀 더 자세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보류 소식을 짚어볼까요? 원래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취임 직후, 곧바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가 수차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해 왔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이민자 정책이나 에너지 정책, 파리 기후협약 탈퇴 등은 공표했지만, 정작 관세 부과와 관련된 행정명령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트럼프가 캐나다나 멕시코, 혹은 중국을 상대로 어떤 형태로든 고율 관세 카드를 꺼낼 거라고 거의 확신하던 투자자들이, 당장은 그 조치가 실행되지 않는 걸 보고 “일단 달러 사놓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어” 했던 심리가 바뀐 거죠. 그 결과, “관세가 없는 대신 글로벌 교역 여건이 무너질 위험이 좀 적어졌네?”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달러에 대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식었습니다.
그간 달러를 지지하던 가장 큰 재료 중 하나가 “트럼프의 공격적인 무역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보호받고, 달러도 자연스럽게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기대였거든요. 하지만 관세 정책이 최소한 ‘바로 당장’ 시행되지 않는다는 게 확인되자, 달러화 지수가 1% 넘게 급락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향후에도 영원히 관세가 없을 거라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트럼프는 이미 무역적자와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겠다고 했고, 관세 카드를 거론해 온 적이 여러 번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취임 첫날부터 강행할 만큼은 아니었나 보다”라는 상황이 확인되면서, 시장이 일단 ‘단기 안도 랠리’를 펼친 셈입니다. 그 랠리의 결과가 바로 달러·원 환율 1,440원대 진입이고요.
4. 설 연휴 앞둔 네고 물량과 환율 되돌림 가능성
이제 설 연휴가 가까워지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네고 물량(수출기업이 달러를 팔고 원화로 환전하는 거래)이 활발해지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이 네고 물량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요. 이미 환율이 단기에 크게 하락한 상태지만, 여전히 “네고 물량이 더 나올 가능성”을 시장이 주목하면서, 환율이 추가로 밀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환율이 계속 직행 하락만 하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되돌림’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요. 하루새 10원 넘게 빠진 수준이면, 어느 정도 단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을 수 있거든요. 달러가 아무리 약세라고 해도, 설 연휴 이후 혹은 그 과정에서 트럼프가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으니, 단기 반등이 나올 만한 빌미도 충분합니다.
결국 환율이 1,430원대 초중반에서 ‘더 내려갈까, 아니면 되돌림이 나올까’ 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함께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정책 재부각 여부: 보호무역, 관세, 혹은 다른 형태의 무역협정 폐기 등이 언급되면 다시 달러가 강세를 띨 수 있음.
- 글로벌 달러 동향: 유로화·파운드화·위안화가 동시에 강세를 지속하면, 달러 약세가 유지되며 원화도 덩달아 오를 수 있음.
- 네고 물량 규모: 연휴 앞두고 수출기업들이 얼마만큼 달러 매도에 나설지, 그리고 이 물량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이 세 가지가 어떤 식으로 결합되느냐에 따라 1,430원대 하단을 깨느냐, 혹은 1,440원대 중반까지 반등하느냐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5. CDS 프리미엄과 정치 불안 해소: 추가 하락 압력 변수
여기서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바로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인데요, 국가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이 올라가고, 반대로 정치·경제 상황이 안정되면 내려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한국 CDS 프리미엄이 작년 12월 초 비상계엄 이후로 줄곧 오르다가, 올해 들어 정치적 이슈가 조금 잦아들면서 하락 전환했다고 합니다. 이게 환율이 하락하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CDS 프리미엄이 낮다는 건 그만큼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개선되었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원화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이 추가로 해소되면, CDS 프리미엄이 평균 수준(34.6bp) 이하까지 더 내려갈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달러·원 환율이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데이터 회귀분석 결과, CDS 프리미엄이 1bp 떨어지면 환율이 14.6원 하락한다는 추정치도 제시됐어요.
물론, 모든 조건이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도출된 모델이라 실제 시장은 더 복잡하겠지만, 큰 방향성이 ‘CDS 프리미엄 하락 →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건 무시하기 어렵죠. 결국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사그라들면서 CDS 프리미엄이 예전 평균 수준까지 되돌아온다면, 환율이 그만큼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관세 정책과 같은 대외 악재가 다시 대두되지 않는 한, 환율이 연내에 꽤 낮은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완전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