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달러·원 환율이 1,467.5원으로 마감하며,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라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정치 불안과 트럼프 2기 행정부 리스크가 원화 디스카운트로 이어지고, 미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면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0년물 국채금리가 4.6%대로 올라서 달러 지수가 강세를 뒷받침하고, 중국 위안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외환당국 개입과 국민연금 환 헤지 기대 등이 상단을 억제하긴 하나, 국내 정치 갈등과 한국 경제 둔화 우려가 맞물려 상방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2025년에도 미국 재정적자 확대가 달러 강세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 원화 약세 흐름이 단기간에 바뀌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1. 급등한 달러·원 환율, 2024년은 왜 이리도 ‘강달러’였나
요즘 환율 시장에 관심 많은 분이라면, 2024년 말 달러·원 환율이 결국 1,467.5원으로 연중 마감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셨을 겁니다. 무려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라, 외환위기 시절 이후 가장 높은 연말 종가라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은 분들도 계시겠죠. 사실 연말 마감 시점만 놓고 보면, 1,480원까지 단숨에 치솟을 법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다행히 당국 개입 경계나 국민연금 환 헤지 등으로 상단이 조금 눌렸다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2024년 환율이 왜 이렇게 폭등했을까요? 우선 눈에 띄는 건 글로벌 달러 강세입니다. 특히 하반기에 연준(Fed)이 생각보다 매파적이라는 시그널을 보이면서,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죠. 시장에서는 “그렇다면 달러를 계속 보유하는 게 유리하겠다”라는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보호무역주의나 감세 정책으로 재정적자 우려가 커져,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지 않겠냐는 시선도 있어요. 미국이 재정 지출을 늘리면 채권 발행이 늘어날 테고, 이는 국채금리를 자극해 다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식의 ‘나홀로’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한국 내부 요인도 무시하기 어려운데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라든지, 국무위원 갈등 등 정치 불안 요소가 심상치 않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치가 불안정한 국가에 장기 자금을 투입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거기다 국내 경기도 무작정 탄탄하다고 보기 힘듭니다. 수출이 12월 들어 반짝 호조를 보이긴 했지만, 앞으로 지속 가능성이 얼마나 될진 미지수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들고나오면 수출 기업들이 다시 타격을 입을 수도 있고요.
또 외환 시장 수급 측면에서도, 연말에는 거래량이 얇아지면서 작은 매수·매도에도 환율이 크게 흔들리는 ‘저유동성’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즉, 매수세가 조금만 들어와도 환율이 툭툭 튀어오르는 환경이 된다는 거죠. 전일 환율이 장중 한때 1,486원까지 찍었다가, 종가는 1,467.5원으로 마감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던 것도 이런 이유가 큽니다.
결국 2024년 한 해 동안 환율이 14%나 오른 데는, 미국과 한국 간의 거시환경 차이가 커진 것도 있고, 국내 정치 리스크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것도 컸습니다. 연말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환율이라니, 앞으로도 만만치 않은 시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2. 정치 불안 + 트럼프 2기 출범: 한국 원화 디스카운트 원인
이제 두 번째로, 원화가 이렇게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로 꼽히는 **‘정치 불안’**과 **‘트럼프 2기 출범’**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솔직히 국내 정치는 최근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표결 등 굵직한 이슈가 계속 떠오르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평이 많습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그야말로 정국이 크게 흔들릴 텐데, 그렇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불안정하다고 느끼겠죠.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업과 투자를 하고 싶다”는 게 투자자들의 당연한 심리니 말입니다.
이런 정치 불안이 실제로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고, 해외 자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잡음이 커지고, 국무위원들이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이 보이면, 해외에서 “한국은 리스크가 좀 크네?”라고 판단해 자금을 회수하거나 투자를 보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았다는 소식도 들려왔고, 그에 따른 달러 매수세가 환율을 밀어올리기도 했죠.
다음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글로벌 무역 환경에 불확실성을 한껏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관세를 무기화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 기조가 다시 강화되면 한국 수출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잖아요. 반도체·자동차·화학 등 주요 수출 분야가 곤란해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이 흔들리고, 이는 다시 원화 약세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달러화는 반면에 “나 홀로 안전자산” 이미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2기가 경기 부양책이나 감세 정책을 밀어붙이면, 재정적자는 늘겠지만, 미국 경제만큼은 상대적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여기에 연준(Fed)이 금리인하를 함부로 못 한다면, 미국 국채금리가 올라가고 달러 가치는 또 한 번 지지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내외부 악재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을 흔히 **‘원화 디스카운트’**라고 부르는데요.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한국이 대외환경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국내 정치 리스크와 미 달러 강세가 겹치니, 원화가 독보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건 ‘구조적’인 면이 있다는 겁니다.
또, 중국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한국 원화도 덩달아 흔들리는 패턴이 있는 만큼, “트럼프 2기와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라는 시나리오는 원화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도 있겠죠.
3. 10년물 국채금리·재정적자 우려: 2025년 환율 상방 리스크 지속?
그렇다면 내년, 그리고 내후년엔 환율이 좀 내려갈 기미가 있을까요? 시장에서는 아직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목소리가 우세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다시 4.6% 대로 올라섰다는 점이에요.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달러를 들고 있으면 더 많은 이자를 얻을 수 있으니 달러 선호 심리가 생기는 거죠. 금리가 오르는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이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해 재정적자 우려를 키울 거란 예상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미국이 계속해서 돈을 쓸수록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 텐데, 그걸 소화하기 위해선 금리를 더 높게 쳐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그러면 달러화는 “이자도 더 주고, 경제도 상대적으로 탄탄해 보이네?”라는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자금이 몰립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독주하면서, 반대로 한국은 정치 불안과 수출 둔화가 겹쳐 원화가 소외된다”는 전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죠.
2025년이라고 해서 상황이 갑자기 획기적으로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갖는 건 이 때문입니다. 올해(2024년)도 환율이 일 년 새 14%나 오르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이런 추세가 변하려면 미국의 금리 기조가 크게 바뀌거나, 국내 정치가 안정되고 수출이 탄탄해져야 하거든요. 하지만 당장은 정치 갈등이 여전히 살아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리스크가 강해지고, 연준도 인하 폭을 축소하겠다고 언급한 상태입니다.
물론 환율이 지나치게 오르면, 당국 개입이나 국민연금 환 헤지 등으로 단기 급락할 수 있으니 변동성은 클 수 있어요. 예컨대, 한 번에 20원씩 휘청거리며 1,460원대에서 1,480원대로 가거나, 반대로 1,450원까지 밀리는 등 ‘롤러코스터’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환율이 대세 하락으로 돌아서기보다는, 상방 리스크가 더 크게 열려 있는 구조라는 게 중론입니다.
결국 2025년에도 원화 약세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경제 및 물가 기대, 재정적자 우려”가 달러를 지지하고, “정치 불안 + 경기 둔화”가 원화 디스카운트를 심화한다는 식이죠. 만약 여러분이 환율에 민감한 업종이거나 해외 거래가 많은 상황이라면, 언제든 변동성이 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환리스크 관리나 헤지 전략을 세워두시는 편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