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달러/원 환율이 1,450원을 뚫고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산한 연말 거래와 얇은 호가 때문에, 작게만 달러 매수가 들어와도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곤 합니다. 전일만 해도 FOMC 여파로 달러 강세가 유지됐고, 국내 정치 불안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 흐름이 겹쳐 환율은 1,456.4원으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 경신했습니다. 야간장에선 1,470원도 찍었는데, 연준 금리인하 속도조절 기대가 꺾여 미국 국채금리가 반등했고,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힘을 실었습니다. 새해에도 미국의 금리 인하 횟수가 제한될 거라는 전망이 이어져, 원화가 쉽게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1. 연말 한산장에 환율 고점 경신: 전일 흐름과 배경
요즘 달러/원 환율이 연말 분위기와는 다르게, 계속 위쪽으로 치솟고 있어서 당황스러우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보통 연말이면 거래량이 줄고 시장이 한산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이런 상황일수록 환율은 작은 매수·매도 물량에도 크게 반응하기 마련이죠. 전일(24일)만 해도 아침에는 1.2원 하락 출발해 1,455.2원 수준이었는데, 장이 열리자마자 상승세가 터져서 오전 중에 1,465원을 넘었고, 종가는 무려 1,456.4원(4.4원 상승)으로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습니다.
야간장 흐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달러/원 환율이 일본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를 반영하면서 한때 1,470원을 찍기도 했죠. 나중에 약간 되돌림이 나오긴 했지만, 결국 역외(NDF) 시장에서 1,457.3원으로 호가가 형성되었다고 하니, 시장 전반이 “달러/원을 끌어올리는 재료가 부족하지 않다”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셈입니다. 물론 당국 개입과 국민연금 환 헤지 가능성이 상단을 누를 거라는 기대도 있지만, 미국 연준(Fed)의 금리정책이 매파적이라는 인식이 짙어지면서 달러 쏠림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12월 초까지만 해도 환율이 1,400원 안팎에서 멈출 것 같다는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중순 FOMC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분석이 많아요.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을 늦춘다는 신호를 주니까, 달러가 한껏 수요를 모으고 있는 거죠. 게다가 국내적으로는 “정치 불안, 외국인 순매도,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지속돼 원화 강세를 이끌 만한 뚜렷한 재료가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오히려 한산한 거래와 얇은 호가가 맞물려, 환율이 한 번 방향성을 잡으면 크게 출렁이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여기에 한 가지 더: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본 엔화가 꽤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도 달러 대비 추세적 약세에 머무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니 달러는 상대적으로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죠. 결국 국내 당국이 여기서 개입해 ‘환율 안정’을 꾀하더라도, 근본적인 글로벌 흐름에 맞서기엔 쉽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2. 국내 정치 불안과 외국인 순매도: 왜 원화는 약세에서 못 벗어나나
이제 원화가 왜 이렇게 계속 약세인지, 국내 요인을 좀 더 들여다볼까요? 종종 뉴스에서 보시면 “야당이 총리 탄핵을 언급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논의된다” 같은 이슈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부정적인 신호로 작동하죠. 정치가 안정돼야 경기·수출 등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원활해지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환율이 낮아질 텐데, 지금은 반대인 셈입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시장을 팔고 나가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니 달러 매수세가 형성돼 환율이 오르게 됩니다. 전일도 외국인이 꽤나 주식을 순매도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거기다 12월 들어 한국 증시가 부진하니, 이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커 보입니다. 결제(수입기업의 달러 매수)와 네고(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서로 맞부딪치는 수급 구도에서, 외국인 매도가 더해지면 환율은 상승 쪽으로 기울기 쉽죠.
또 한편으론, 국민연금 환 헤지가 상단을 어느 정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적지 않은 물량이 시장에 풀리니 환율 하락 요인인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국민연금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헤지에 나설지는 미지수입니다. 시중에 “조만간 대규모 환헤지가 나올 것이다”라는 소문이 종종 돌지만, 확정된 건 아니기에 상단을 막는 결정타가 될진 아직 알 수 없다고들 합니다.
이런 와중에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죠. 한국 수출이 12월 잠깐 반등했지만, 내년(2025년) 전망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다시금 강조될 거라는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한국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자연스럽게 타격을 입어, 원화 펀더멘털이 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죠. 특히 반도체나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이 관세 폭탄을 맞을 경우, 국내 경기 둔화와 원화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즉, 정치·경제·수급 세 박자가 모두 원화에 우호적이지 않다 보니, 환율이 잠시 내렸다가도 곧장 다시 치솟는 흐름이 반복된다는 결론입니다. 국내 당국이 환율이 오를 때마다 어느 정도 개입하는 듯 보이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과 엔화·위안화 약세가 워낙 강하니, 반전은 쉽지 않아요. 그래서 1,450원대를 넘는 환율이 단숨에 1,470원, 1,480원까지 뚫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FOMC 여파와 금리인하 전망 축소: 2025년 달러 강세 지속 가능성
그렇다면 앞으로 환율이 조금 안정될 수 있을까요? 시장에서는 “연준(Fed)이 금리인하 속도를 예상보다 늦출 거라는 신호가 확실해져, 달러가 계속 지지를 받는다”라는 전망이 우세해 보입니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매파적 기조가 강하다고 해석된 뒤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 이상까지 재진입했고, 이는 달러 지수 상승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Fed Watch 조사에 따르면, 2025년에도 연준이 금리인하 횟수를 1회 정도로 제한할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고 합니다. 즉, 1분기까지 현 금리 4.5% 상단을 유지하다가, 5월 회의 즈음에 0.25%p 인하 한 번 하고, 그 후엔 연말까지 동결할 거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는 거죠. 이 말은 달러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금리를 계속 덕 볼 수 있다”라는 의미이기도 해요. 금리를 갑자기 많이 내리지 않는다면, 달러를 팔아서 다른 통화를 살 이유가 덜해진다는 거예요.
게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재정 확대나 감세 정책을 밀어붙이면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그에 따른 국채 발행이 확대돼 국채금리가 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시장은 이런 흐름이 ‘미국 나홀로 강세’를 유지할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달러를 매수하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해석이 나오죠.
2025년 환율 전망을 보면, 이러한 연준·트럼프 변수에 더해 국내 상황(정치 불안, 경기 둔화, 무역수지 축소 가능성)이 좋아질 기미가 아직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그러니 환율이 쉽게 1,400원대로 내려오기보다는, 오히려 1,460~1,470원대를 계속 테스트하는 흐름이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는 거예요. 물론 중간에 외환당국 개입이나 국민연금 대규모 환헤지가 터지면 단기 급락도 있을 수 있지만, 현재 큰 틀은 원화 약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끝으로, 시장에선 “올해 9월 말만 해도 환율이 1,310원까지 내려갔는데, 벌써 1,460원대까지 치솟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단기간 급등에 대한 경계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이 너무 빨리 오르면 수입물가가 뛰고, 물가 안정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당국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큰 흐름 자체가 바뀌지는 않으리라는 시각이 많으니, 환율 시장 참여자들은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