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에서 연준이 25bp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2025년 금리인하 횟수를 크게 줄이겠다는 매파적 태도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달러 지수(DXY)는 108pt대를 기록했고, 10년물 국채금리도 4.5%를 웃돌았습니다. 한국 내부적으로는 비상계엄 등 정치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가 겹쳐 원화 펀더멘털이 약화된 상태라 환율 하락이 쉽지 않은 국면입니다. 당국 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기대가 상단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미국의 견고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반영한 연준 금리 경로가 달러 강세를 지속 지원할 전망입니다. 이로 인해 달러·원 환율은 1,450원대 진입을 시도하며 연말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1. 매파적 FOMC, 달러 초강세가 만들어낸 환율 ‘갭 상승’
안녕하세요. 연말이 다가오는데도 달러·원 환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해 많은 분이 의아해하실 것 같아요. 전일 국내 시장에서 환율이 1,450원 이하로 한 번 내려갔다가, 한순간 다시 1,451.9원으로 끝나서 “여기서 또 오르나?”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죠. 그런데 야간장에서 미국 FOMC 결과가 전해지면서, 역외(NDF) 환율이 무려 1,451.95원까지 올라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 같은 ‘갭 상승’ 배경에는 이번 12월 FOMC 회의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연준이 25bp 금리인하를 단행하긴 했지만, “2025년까지 금리인하 횟수를 현저히 줄이겠다”고 시사하면서,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매파적으로 받아들여졌거든요. 실제로 Fed가 발표한 경제전망(SEP)에서 2025년 말 금리 예상치가 3.4%에서 3.9%로 급상향됐다는 대목이 화제가 됐습니다.
이는 무슨 의미냐 하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꽤 오랜 기간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금리인하 횟수도 최소화할 것이라는 뜻이죠. 이 시나리오가 가능해지면, 달러 자산의 매력이 유지돼 달러가 계속 강세를 띠게 됩니다.
전일 달러 인덱스(DXY)가 약 1.08% 올라서 108pt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나, 10년물 국채금리가 4.5%대를 웃도는 등, 시장이 매파적 연준을 신속히 반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연히 달러가 강해지면, 다른 통화(유로, 엔, 위안, 원 등)는 상대적으로 약세가 되겠죠. 그래서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흐름에 따라 쉽게 하락하지 않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기재부와 한은이 “환율 안정 발언”을 내놓고, 국민연금 환헤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환율이 잠시 눌리긴 했는데요. 전반적인 흐름을 뒤집진 못했다는 게 결과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네고(수출 달러 매도)가 많은 연말이면 환율이 좀 떨어지지 않겠냐”는 전통적인 계절성 기대도, 올해는 매파적 연준과 글로벌 달러 초강세에 가려져 크게 작동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2. 정치 불안·경기 둔화: 원화 약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이유
두 번째로, 원화가 달러 대비 이렇게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국내 정치·경제 상황이 결코 좋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자리합니다. 단순히 “달러가 강하니까 원화도 약하다”는 식의 일차원적 공식도 맞지만, 원화의 내부 펀더멘털이 약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통화보다 더 민감하게 떨어진다는 해석도 가능하죠.
- 정치 불안
- 최근 ‘비상계엄’ 언급이나 국회에서 총리를 탄핵하겠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한국 정치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정치적 리스크가 큰 나라”로 비춰지면, 자본을 쉽게 늘리지 못하죠. 오히려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로 전환하려 든다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집니다.
- 실제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 시장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더해집니다. 이런 흐름이 약세 쪽으로 작동하면, 당국 개입이라도 없으면 환율이 금세 1,460원 이상을 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죠.
- 경기 둔화 우려
- 한국은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심화되거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2기)에서 보호무역이 재부각된다면, 수출 환경이 녹록치 않아질 공산이 큽니다.
- 경기 둔화는 원화 펀더멘털을 약화시키고,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이탈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미 연말 소비심리나 산업생산 지표가 좋지 못하다는 소식이 잇따르니, 원화에 호재가 될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습니다.
- 국내 수급 문제
- 연말에는 보통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나 당국 개입, 외국계 기관 포지션 청산 등으로 환율이 하락하는 계절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달러 강세가 워낙 강력하고, 국내 분위기도 불안해 이 계절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 반대로, 역외 달러 매수가 조금만 들어와도 환율이 크게 오르는 ‘얇은 호가’ 상황이라, 환율이 장중에 단숨에 10원 넘게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가 벌어지고 있죠. 당국이 상단을 관리하려고 해도, 글로벌 환경이 너무 우호적이라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정치·경제 양 측면에서 원화 약세를 설명할 만한 요인이 즐비합니다. ‘매파적 연준’이라는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물론 중간중간 당국 개입과 환헤지 기대가 상단을 억누르긴 하지만, 전반적 방향성을 바꾸기엔 힘이 부친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3. 금융위기 수준 고점 경신? 2025년 상반기까지 환율 고공행진 가능성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도대체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느냐”는 겁니다. 이미 금융위기 시절(2009년 초) 수준에 근접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한 번 그 레벨(1,460원~1,480원대)을 뚫으면 또 얼마나 올라갈지 모른다는 공포감도 일부 존재합니다.
실제로 12월 들어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오르면서, “연말엔 환율이 좀 하락하겠지”라는 전통적 계절성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어요. 2022년 ‘킹 달러’ 시절보다도 더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수출기업들조차 네고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도 그럴 게, 지금 매도해도 충분한 이익이 나지만, “혹시 더 오르면 어쩌지?”라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죠.
연준이 “2025년 말 금리인하 횟수를 2회로 축소할 것”이라고 점도표(dot plots)에서 시사했는데, 이전엔 4회로 예상됐으니 사실상 절반으로 줄인 겁니다. 이는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좋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는 연준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채금리가 계속 상승 기조를 띠면 달러 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마련이고, 달러·원 환율도 하락 전환이 쉽지 않다는 거죠.
거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무역 및 재정정책이 불확실해질 가능성도 원화에게 악재입니다. 재정지출이 늘면 미국 국채발행이 확대되고, 국채금리가 더 올라 달러를 지지하게 되겠죠. 무역 측면에서도 보호무역 강화 시 한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는 원화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5년 상반기까지 환율이 고공행진할 것이냐는 물음에, 많은 전문가가 “가능성이 높다”고 대답합니다. 물론 갑작스런 시장 반전(예: 미국 경기 급랭, 중국 경기 폭발적 개선 등)으로 환율이 급락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그 시나리오가 강력하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오히려 미국 예외주의와 한국 정치 불안,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려, 원화 약세 흐름이 꽤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습니다.